【NieR:Automata】세계사 교사 라이터가 탐험하는 'NieR:Automata'의 세계 【NieR:Automata】세계사 교사 라이터가 탐험하는 'NieR:Automata'의 세계

【NieR:Automata】세계사 교사 라이터가 탐험하는 'NieR:Automata'의 세계

【NieR:Automata】세계사 교사 라이터가 탐험하는 'NieR:Automata'의 세계

안녕하세요! 세계사 교사 라이터 마에티입니다.

저는 게임과 역사를 아주 좋아해서 고등학교 교사 일을 잠시 그만두고 세계의 역사 유산이나 '여기는 그 게임 속 세계랑 비슷한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의 장소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했습니다.

실제로 현실 세계에는 '그 게임에 나온 맵이랑 비슷하네!', '보스가 나왔던 유적이랑 닮았어!'와 같이 정말 게임 세계에 있는 것 같아 모험심을 자극받은 장소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황폐화된 세계에서 펼쳐지는 파멸적이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NieR:Automata(니어 오토마타)'의 세계를 걸어 다녀 봅시다.

NieR:Automata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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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무대는 지금으로부터 먼 미래, 황폐화된 지구입니다.

지구에서 살던 인류는 어느 날 갑자기 에일리언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침략을 목적으로 그들이 보낸 기계생명체에 의해 인류 문명은 파괴당해 사라질 위기를 맞이하였고, 가까스로 침략을 면한 소수의 인류는 지구를 떠나 달로 피신했습니다.

살아남은 인류는 에일리언에 대항하고자 안드로이드 병사를 만들어 지구에 보냅니다. 십수 회에 달하는 대규모 강하 작전을 실시했지만, 결과는 미미했습니다. 인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최종 결전 병기 요르하(YoRHa) 부대를 결성해, 기계생명체와 지구 탈환을 건 전쟁을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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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인공은 안드로이드 '2B'.

중세의 귀부인과 현대의 롤리타 패션을 조합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아름다우면서도 왠지 덧없는 느낌입니다.

플레이어는 2B가 돼 이 세계를 모험하고 공격해 오는 기계생명체를 쓰러뜨리며 스토리의 핵심을 향해 다가갑니다.

'폐허 마니아'에게 최고! 황폐화된 세계를 모험

이 작품에는 폐허 마니아가 아주 좋아할 것 같은 건축물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건축물을 역사적인 시점에서 보면 미지의 땅을 방문한 듯한 두근거림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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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일행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수상한 공장입니다. 모험이 시작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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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 하나 정도는 사라져도 문제없어 보이는 겹겹이 얽힌 쇠 파이프. 당장 증기를 뿜을 것 같은 기계의 존재감에 압도당합니다. 통로를 달릴 때마다 울리는 무미건조한 발소리는 이 세계의 공허함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이 광경은 왠지 익숙합니다. 방문한 적이 있는 독일의 '푈클링겐 제철소'를 방불케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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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공장으로 세계 유산에 등록된 푈클링겐 제철소는 20세기 독일의 중공업을 이끌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 공장은 대체 뭘 생산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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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옛날 유럽의 고성을 방불케 하는 폐성과 수몰된 도시를 볼 수 있습니다.
폐허인데도 아름답다는 부조화가 우리의 호기심과 로망을 자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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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지대 안에 갑자기 등장하는 주거 건물들도 보입니다. 과거 이곳에 있었던 도시는 사막에 묻혀 버린 걸까요?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폐허'에는 인류가 만들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폐허도 기원을 따지면 인류가 만든 것입니다만, 인류가 사라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렇기에 인류가 상상할 수 없는 폐허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령 그것이 싸움이 끊이지 않는 전장이라고 하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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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R:Automata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파괴돼 버린 상상 속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거진 식물, 기울어진 건물, 저 멀리 불타고 있는 기계. 언젠가 무너져 사라질 운명인 폐허에 싹트려고 하는 식물들이 아름다움을 연출합니다.

황폐화된 세계의 힐링은 폐허가 된 유원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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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지쳤다면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좋은 유원지로 갑시다!

'잿빛' 세계를 물들이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폭죽에 재미있는 토끼 동상이 당신의 마음을 한순간에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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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를 가동하고 있는 건 기계생명체들입니다만, 여기에 있는 기계생명체들은 공격하지 않는 한 위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님인 당신을 환영해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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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현실에도 유원지 폐허는 존재합니다.

1986년 4월 26일 현 우크라이나(당시 구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 흘러넘친 방사능이 땅을 오염시켜 수십만 명 이상의 사람이 나고 자란 도시를 떠나야 했습니다. 미증유의 위기가 닥칠 줄 몰랐던 그들은 어느 시설의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죠.

바로 '유원지'였습니다.

같은 해 5월 1일에 오픈 예정이었던 그 유원지는 한 번도 손님을 맞이하지 않고 즐거움을 주지 못한 채 폐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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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유원지는 손님을 맞이할 수는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수수께끼의 기계생명체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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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쓰러뜨려야 할 적 '기계생명체'. 문자 그대로 생명을 지닌 기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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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가 바뀌면 옷으로 몸을 감싼 기계생명체도 등장합니다. 스카프와 토속적인 가면. 목에 스카프를 두른 건, 몸에 모래가 들어가면 망가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 사는 민족 베르베르인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NieR:Automata는 직감적이면서 상쾌한 전투도 매력적입니다. 플레이 초반, 앞을 가로막는 기계들을 주저하지 않고 쓰러뜨리며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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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계생명체와 싸우는 사이 기묘한 감각을 느낍니다. 기계생명체라고 불리는 그들에게 인류와 똑같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직접 생각하고 행동하며,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요.

기계의 생명을 좌우하는 건 전기였습니다. 그리고 스위치를 켜면 움직이고 끄면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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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산업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산업 혁명 때 기계가 대량으로 만들어져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기계를 작동시켜 공장을 만들고,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자동차와 재봉틀부터 결국 전쟁을 위한 신형 병기까지 발명합니다.

그 상황에서 의지를 가지고 있던 건 인간이었습니다.
기계는 인간이 조작해야 움직이는 물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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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NieR:Automata에 등장하는 기계생명체는 조금 다릅니다.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는 자가 있습니다.
동료의 복수를 하려는 자도 있지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자, 공존에 대해 생각하는 자,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자.

과연 그걸 '기계'라 할 수 있을까요?

NieR:Automata의 세계에서 철학적인 '질문'을 찾다

이 작품의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가끔 학교 교과서에서 봤던 위인과 같은 이름을 가진 등장인물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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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특별한 건 역시 2B와 동행하는 기계생명체 '파스칼'이겠죠.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긴 철학자와 같은 이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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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세계 속의 파스칼은 기계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싸움을 꺼리고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평화주의자입니다. 즉, 남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이 떠올린 답을 위해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언행은 역사적인 위인 파스칼이 주창했던 '인간은 자연계에서 가장 약하지만, 생각한다는 위대한 힘을 지녔다'는 사상과 틀림없이 관련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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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도중에 다양한 기계생명체를 만나며 당신은 질문을 받을 것입니다.

마르크스에게는 '싸울 결의를 할 것인가 죽음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키에르케고르에게는 '죽음이란 절망인가 신에게 향하는 한 걸음인가'를.
헤겔에게는 '인간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인가'를.
사르트르에게는 '각자의 길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엥겔스에게는 '과학에 의한 혁명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교실에서 교과서를 통해 본 그들의 사상은 당시에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NieR:Automata의 세계에서 접하니 마음 깊숙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교과서를 다시 펴보고 싶어지는군요.

웅장한 자연과 싸움에 무관심한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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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필드를 둘러보면 모든 게 황폐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폐허를 덧칠하듯이 무성하게 자란 식물, 싸움에는 무관심하며 느긋하게 살아가는 동물들, 반짝반짝 빛나는 태양은 그들 나름의 '희망'인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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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주머니를 장비하고 다가가면, 동물들이 도망가지 않아 느긋하게 지내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 동물에 올라타 필드를 달릴 수도 있습니다.

'황폐'나 '절망'이 사방에 존재하는 세계이기에 이 '생명'의 광채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인류가 없는 대지는 이런 느낌인 걸까요?

정리

인류와 에일리언의 싸움은 안드로이드와 기계생명체의 대리 전쟁으로 이어지고 플레이어는 그 결말에 다가갑니다.

현실에서도 인류가 탄생한 지 수만 년이 지났지만, 유사 이래로 인류는 끊임없이 전쟁을 반복해 왔습니다. 실제로 전쟁이 없었던 시대는 매우 드물며, 항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어느 집단이 자신의 정의를 내걸고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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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마음에 따끔한 아픔을 남기는 NieR:Automata의 세계는 어쩌면 인류에게 보내는 날카로운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집필: 마에티 편집: Note

(끝)

※본 기사의 게임 화면은 모두 PlayStation®4의 일본어판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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